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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모저모

어떤 모습인가 vs 어떤 모습이고 싶은가

by 주공개 2023. 1.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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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모습인가 vs 어떤 모습이고 싶은가

: 이전 포스팅에서 라스베이거스 여행 후기 (정확히는 그랜드캐년 여행 후기)를 쓰려고 했는데, 적다 보니 패키지 상품 홍보만 하고 글을 대충 마무리하게 되었다. 사실은 여행보다도 여행 내내 들었던 생각을 좀 정리해두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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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출장과 여행은 개인적으로는 너무 힘들었었는데, 한국으로 돌아오기까지 왜 이렇게 힘들게 고생하면서까지 여기에 왔을까 하는 생각이 머리를 떠나지 않았다. 물론 출장의 경우는 회사 업무의 연장으로 온 것이긴 했지만... 그냥 내심 야속한 마음에 누군가에게 하소연이라도 하고 싶은 듯 그런 생각을 계속했던 것 같다.

 

최근에 고향에서 일하고 계시는 예전 선생님께 이러한 얘기를 했더니 본인 경험담을 하나 들려주셨다.

선생님이 한창 잘 나가실 때 (?) 효도하신다고 부모님과 셋이서 하와이로 여행을 가신적이 있는데, 비행기 표도 모두 비즈니스로 끊으시고 숙소부터 가이드 선정, 여행 일정 구상 등 선생님이 다 준비해서 가셨다고 했다.

그런데, 가자마자 공항 직원한테 꼬투리가 잡혀서 (정확히 어떤 것 때문이었는지는 기억이 안 남) 비즈니스석 타고 나왔는데 제일 늦게 입국 수속을 마치게 되었고, 여행 첫날에 어떤 관광지를 다녀온 사이 강도들이 가이드 차량을 털어서 부모님 소지품을 모두 잃어버리게 되었다고 했다.

거기에 첫날에는 숙소에 전기가 들어오지 않는 일도 생겼다고... 당시 숙소가 호텔이 아니긴 했는데 이것도 엄선해서 고른 한인 숙소 (저택)를 통으로 예약했던 거라고 말씀하셨었다.

여행 첫날 숙소에서 잠에 들면서 많이 울었던 기억이 있다고..ㅋㅋㅋ

나는 이번 출장이 진짜 힘들었는데, 이런 선생님의 얘기를 들어보니 나는 별 것도 아니었구나 싶은 생각도 들었다. 그런데, 중요한 부분은 지금부터다.


물이 반 정도 채워진 머그컵

: 당시 있었던 일을 부모님과 이야기해 보면, 선생님의 부모님은 진짜 힘들었다고 (두 번 다시 안 가신다고^^) 이야기하신다고 했다. 그런데 선생님은 본인이 사비를 털어서 간 여행에서 이런저런 속상한 일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때의 여행이 되게 좋은 쪽으로 기억에 남는다고 말씀하셨다.

 

그 얘기를 듣는데 결국 사람은 생각하기 나름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머그잔에 물이 반 밖에 채워져 있지 않은가? 아니면 반이나 채워져 있는가" 하는 뻔하디 뻔한 이야기지만... 힘들게 여행을 다녀온 뒤, 선생님의 이야기를 들으니 뭔가 확 와닿았다고 해야 할까?

 

이번 출장과 여행 내내 나는 왜 이렇게 힘들게 여기서 이러고 있을까 하는 생각이었지만, 이제와 보니 "내가 좋았던 기억을 남기기로 마음먹으면, 이번 여행 또한 내 인생에서 귀중한 순간들로 기억할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예전에 본  블리치 (Bleach)라는 만화에 이런 대사가 있었다.

"어떤 모습인가가 중요한 게 아니라, 어떤 모습이고 싶은가가 더 중요하다". (의역)

- 나 또한 이번 출장을 마냥 힘들었던 순간보다는 좋았던 기억들로 이번 출장을 마음에 남겨보려고 한다. 이제 막 시작된 2023년을 기대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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