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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테크

액면분할 - 무상증자와의 차이점

by 주공개 2022. 11.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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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면분할 (Stock split)

: 액면분할이란 기업의 자본금 변동 없이 기존 주식의 액면가를 낮춰서 "총 유통되는 주식 수를 늘리는 행위"를 가리킨다. 액면분할의 경우 유통되는 주식이 늘어난다는 측면에서는 증자(capital increase)랑 비슷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특히, 무상증자의 경우는 주주가 보유한 주식 수에 비례해 추가 매입 없이도 주식 수가 늘어나기 때문에 "액면 분할하고 뭐가 다르지?"라는 생각이 들 수도 있다.

 

다만, 이전 포스트에서 무상증자와 자본에 대한 개념을 이해했다면, 그 차이를 명확하게 알 수 있을 것이다.

 

무상증자 - 주식 자본이 증가한다는 의미

무상증자 (Bonus Issue) : 무상증자는 기업이 보유하고 있는 잉여 자본 (대개 자본잉여금)을 가지고 신규로 주식을 발행한 뒤, 이를 기존 주주들에게 배정해주는 증자 방식이다. 신규로 발행한 주식

ju-gong.tistory.com

무상증자의 경우는 기업의 자산 중 잉여 자금 중 일부를 자본금으로 전환해서 주식 수를 늘린다. 기업의 총자본에는 변동이 없지만, 자본금과 잉여 자금의 비율에는 변동이 있다. 이와는 달리, 액면분할의 경우 총자본은 물론 자본금과 잉여 자금의 비율에도 변동이 없다. 단지, 현재 유통되는 주식을 일정 비율로 쪼개서 그 수를 그대로 늘릴 뿐이다.

 

따라서, 주가가 낮아지고 주식 수가 늘어난다는 점에서 비슷한 점이 있긴 하지만, 자본금과 잉여 자금 변동 측면에서 보면 확연한 차이가 있다.

 

주식분할? 액면분할?

: 그런데, 이를 왜 주식분할이 아닌 액면분할이라고 이야기할까? 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액면가에 대해 짚고 넘어가야 한다. 이전 포스트에서는 액면가에 대해 "기업이 주식을 처음 발행할 당시의 1주당 주식 가격"이라고 이야기했다. 조금 더 부연 설명을 하자면, 이는 기업의 주식이 갖는 <고유의 금액>이라고 보는 것이 맞을 것 같다.

 

예를 들어, 당신에게 5천원짜리 지폐가 있다고 해보자. 그 지폐를 가지고 마트나 편의점에 가면, 당신은 5천원어치의 물건을 구매할 수 있다. 이는 그 지폐의 고유 가치 (액면가)가 5천원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만약 당신이 가진 지폐의 일련번호가 "AA 0000001 A"라면 어떨까? 여전히 마트나 편의점에서는 5천원의 가치를 지니겠지만, 어떤 곳에서는 몇 배의 가격으로 판매할 수도 있을 것이다.

 

아래 화폐 경매 사이트를 보면, 일련번호 "AA 0004054 A"의 5천원 초판 지폐가 8만원대에 판매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주)나라옥션 - 화폐/우표/고.근.현대사 전문 경매사이트

 

www.narauction.com

이처럼 현재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주식의 가격 또한 기업이 선정한 해당 주식의 가격(액면가)과 실제 거래되고 있는 가격 (시가)에는 차이가 있는 것이다.

국내 주식시장에서는 바로 이 "액면가를 기준으로" 주식을 분할하기 때문에 액면분할이란 용어를 사용한다.

국내 주식시장의 경우는 상법에 의해 액면가는 100원 이상으로 (100원, 200원, 500원, 1000원, 2500원, 5000원 등으로) 규정되어 있으며, 유가증권시장에서의 표준 액면가는 5천원이다. 이전 포스트에서 언급했듯이, 국내에서는 기업의 자본금이 이 액면가를 기준으로 정의된다 (자본금 = 액면가 x 총발행 주식 수).

 

추가로 국내 기준으로 2012년 4월 상법 개정을 통해 무액면주 발행이 허용되기는 했으나, 관련 제도나 법안이 아직은 체계적이지 않은 것은 상황이다.

 

 

삼성전자, 네이버의 액면가는 얼마일까?

: 다음이나 네이버 증권 사이트 (https://finance.naver.com/)에 들어가서 시가총액 상위 10개의 코스피 종목을 나열해보자. 시총 상위 10개 기업의 주식은 모두 비쌀 것 같은데, 의외로 1등인 삼성전자는 2022년 11월 기준 6만원 밖에 하지 않는다.

출처: https://finance.naver.com/sise/sise_market_sum.naver (2022.11.08)

아마도 최근에 주식 투자를 시작한 사람이라면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이나 삼성바이오로직스는 60만원, 90만원 하는데 삼성전자 주식은 왜 이렇게 싸지?

 

삼성전자의 경우 2018년까지만 해도 한 주당 가격이 무려 250만원을 호가했다. 당시 삼성전자는 한 주당 가격이 너무 비싸서 개인 투자자들이 쉽게 투자하기 힘든 종목이었다고 한다. 2018년 초 삼성전자에서는 액면분할을 결정했고, 그해 5월 5천원이었던 액면가를 100원으로 낮추기로 결정한다. 그에 따라 당시 유통되던 주식의 가격도 50분의 1로 쪼개져서 약 5만원대의 주식으로 분할된 것이다.

 

당시 75만원 정도의 시가로 거래되던 네이버 또한, 같은 해 액면가를 500원에서 100원으로 (5분의 1) 낮추기로 발표했고, 액면분할 이후 한 주당 가격은 15만원 수준으로 낮아졌다.

 

네이버, 500→100원 액면분할

네이버(NAVER)는 유통주식 수 확대를 위해 1주당 가액을 500원에서 100원으로 분할한다고 26일 공시했다. 이에 따라 10월8∼1...

www.hani.co.kr

 

액면분할의 효과

: 무상증자의 경우 회사의 잉여 자금을 주주들에게 환원해준다는 개념을 어느 정도 포함하고 있지만, 액면분할의 경우는 말 그대로 현재 유통되는 주식 수를 그대로 나눠 갖는 것이기 때문에 그 자체로 의미는 없다. 기업의 가치가 변하는 것도 아니고, 당연히 시가총액이나 코스피 지수에 영향을 주는 것도 아니다. 다만, 무상증자와 마찬가지로 일시적으로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 수 있는 방법이 될 수 있고, 특히나 한 주당 가격이 비싼 주식이라면 보다 많은 소액 투자자들이 해당 기업의 주식을 쉽게 매수하도록 하는 기회를 제공할 수도 있을 것이다.

 

앞서 언급했듯이 국내에도 무액면주 발행이 허용되기는 했으나, 기본적으로 상법에서 정의한 최소 액면가는 100원이다. 그 때문에 액면분할이나 증자를 통해 액면가가 100원 이하로 내려가게 되면 더 이상의 주식 수를 늘리는 것은 원칙적으로 불가능하다 (필요시 주주총회를 통해 별도의 승인 과정이 필요).

 

참고로 미국 증시에는 액면가라는 개념이 없기 때문에 액면분할 대신 주식분할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며, 최소 액면가를 고려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에서는 자본을 늘리기가 수월하다는 측면도 있다고 한다 (액면가라는 개념이 없으므로 한 주의 가격이 일정 수준 이상이 되면 계속해서 분할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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